
뉴스엣지 한장희 기자 |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실상 당 잔류를 택하면서 차기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임 전 실장은 4일 새벽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라는 짤막한 글을 남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불편한 동거를 이어간다는 뜻이다.
컷오프(공천 배제) 이후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만나는 등 탈당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날 임 전 실장 측은 선택지에 탈당 가능성은 극히 작았다며 (임 전 실장이)잔류를 택했다는 점을 에둘러 설명했다.
임 전 실장의 합류를 기대했던 새로운미래 측은 다소 당황한 모습이다. 이 공동대표는 이날 있었던 회의에서 굳은 얼굴로 회의를 진행하며 “그동안 민주 세력의 확산을 위해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길을 넓히려 노력했지만 이젠 더 이상 좌고우면 할 수 없다. 직진하겠다”고 밝혀 임 전 실장의 합류가 불발됐음을 시사했다.
새로운미래 소속인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도 이날 BBS 라디오에서 “어제(3일) 저녁 7시에 이낙연 대표가 임종석 실장한테 전화했을 때도 탈당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랬는데 오늘 아침에 전화를 안 받았다. 페이스북을 보니깐 민주당에 남는다고 기사가 떴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이 탈당의 문턱에서 다시 잔류로 선회한 까닭은 무엇일까?
임 전 실장의 행보는 8월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야권 내부에서도 지배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임 전 실장 주변에서 당권까지 고민한다면 당장 원내 진입보다는 당에 남아 ‘정통성’을 지켜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공천된 전해철·윤건영·고민정 등 친문계 의원들이 살아 돌아올 경우 이들을 비롯해 당내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과 손잡고 구심점이 돼 반명(반이재명) 세력화에 나설 수 있다고 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야권 관계자는 “최근 이어진 공천 파동 등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라며 “실제로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이재명 책임론이 거세질 것이고, 그때 당내 새로운 구심점이 되겠다는 계산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총선에서 임 전 실장이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도 (임 전 실정에게)윤석열 정권 심판에 힘을 보태 달라고 말하면서도 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본인이 오보라고 하지 않았나”라며 일축했다.